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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1980년 3월4일 ‘개성 있는’ 교복의 등장?
 1980년 3월4일자 경향신문 7면
여러분은 학창 시절 어떤 옷을 입고 학교에 다니셨나요. 2000년대 중후반 중·고교를 다닌 저는 흰색 블라우스와 어두운 색 치마, 회색 더블재킷으로 된 전형적인 교복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교복, 언제 입기 시작했는지 아시나요?
40년 전 오늘 경향신문에는 이날 첫선을 보인 새 교복이 소개됐습니다. 1980년 1월 최규하 정부 당시 문교부(현 교육부)가 시행한 교복자유화에 따른 변화였는데요. 교복의 색상과 디자인을 학교장 재량에 맡긴다는 지침이 포함됐습니다. 턱밑까지 바짝 채우는 상의에 하나같이 검정색으로 이뤄진 기존 교복에서 탈피, 보다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을 시도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날 7면에 실린 기사에는 밝은 회색빛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당시 기사는 “아직까지는 일부 학교에 국한된 일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획일적이었던 중·고 교복이 올봄부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수십년래의 전통에서 탈피했다는 점에서 중대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1980년 교복 자유화가 시작되기 전 학생들이 입었던 교복의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그해 새 교복을 입도록 한 학교는 서울의 S고교, K고교, Y여고 등 10여개 학교였습니다. 이들 학교 중 남학생은 신사복을, 여학생은 양장에 가까운 디자인으로 밝은 색상의 교복을 마련했다고 하네요. 감색 투피스, 하늘색 블라우스, 베이지색 수트, 쑥색 투피스 형태의 교복 등이 이때 등장했습니다.
이로부터 3년 후에는 완전한 교복 자율화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대부분 학교는 교복 제도를 폐지하고 자율복장을 허용했습니다. 아래에 있는 사진 속 학생들이 자율화 세대입니다. 체크무늬 셔츠에 반팔 티셔츠, 밝은 색 면바지, 청바지 등 다양하지요. 영화 <써니>가 배경이 된 것도 이 시기입니다. 극중 학생들은 다들 사복을 입고 머리 모양도 제각각이었죠.
 교복자율화 시행 이후 교복 대신 편안한 옷을 입은 학생들. 경향신문 자료사진
하지만 복장 자율화도 오래가진 못했습니다. 가계 부담 증가로 교복에 대한 학부모의 요구가 높아지고, 교육계에서도 그 필요성을 절감함에 따라 1986년 2학기부터는 학교장 재량으로 교복 착용 여부 및 교복의 형태가 결정되도록 방향이 바뀌어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교복 착용은 대세가 됐고 현재까지도 대부분 학교가 교복을 입도록 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0년 들어서는 ‘한복 교복’이 화제가 됐습니다. 올해부터 학교 교복에 맞춤형 한복교복을 보급하는 지원사업이 시작된 것인데요.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교육청과 연계한 공모를 통해 희망 학교를 선정, 맞춤형 한복교복 보급을 지원합니다. 이를 위해 문체부는 교육부와 업무 협약을 맺고 지난해 공모전을 통해 교복 디자인을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이 공개되자 의견은 엇갈렸는데요. “예쁘고 편하겠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여학생용은 상의 길이가 짧고 허리도 잘록하게 들어가 불편하고 차별적”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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