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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황창규'를 찾기 위한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KT는 23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사외 회장 후보를 공모한다. /더팩트 DBKT, 23일부터 회장 사외 후보 공모 시작[더팩트ㅣ이성락 기자] KT가 차기 회장 후보자에 대한 외부 공모를 시작하면서 '포스트 황창규' 적임자 찾기를 본격화했다. 이미 내외부적으로 유력 후보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깜짝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어 결과는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KT가 이번 회장 선출 과정을 통해 '낙하산 인사' 등 그동안 제기됐던 여러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 KT 차기 회장 어떻게 선임되나 KT는 23일 사외 회장 후보 공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기간은 다음 달 5일 오후 6시까지다. KT는 외부 공모와 함께 복수 전문기관 추천을 받는 방식의 후보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해 지난 4월부터 진행된 내부 인력 조사의 다음 단계다.
KT는 △KT그룹을 글로벌 No.1 회사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열정을 가진 분 △KT그룹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구체적인 전략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분 △경영·경제에 관한 지식 또는 경영 경험이 풍부한 자로서 최고경영자(CEO)의 능력을 갖춘 분 △확고한 윤리·준법 의식을 바탕으로 투명한 기업 경영을 실천하고 기술정보통신(ICT) 생태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분 등이 이번 외부 응모 자격을 갖춘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로써 '포스트 황창규' 적임자를 찾기 위한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공개 공모가 끝나면 KT 정관에 따라 사외이사 4명,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된 지배구조위원회가 내외부 후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심사 대상자를 추린다. 회사 내부 후보에 대한 절차는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사외이사 8명과 사내이사 1명으로 구성된 회장후보심사위원회가 회장 대상자들을 심사한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가 회장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에 구성되어야 하는 만큼 늦어도 올해 안에 위원회의 활동이 시작될 전망이다. 황창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의 심사 기준은 △경영·경제에 관한 지식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력·학위 △기업 경영 경험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과거 경영 실적, 경영 기간 △기타 CEO로서 자질과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 △ICT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평가할 수 있는 요소 등이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의 심사가 마무리되면 이와 관련한 의견이 이사회에 보고된다. 다음은 이사회가 회장 후보자들 가운데 1명을 회장 후보로 확정해 주주총회에 추천한다. 최종적인 결과는 내년 주주총회를 거쳐 나오는 방식이다.
◆ '내부 vs 외부' 유력 후보 소문 무성 사외 회장 후보군 확보를 위한 외부 공모 및 전문기관 추천이 이제 막 시작됐지만, 이미 유력 후보군은 거론되고 있다. 주로 KT 전직 임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중이다. 그중에서도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 사장, 김태호 전 KT IT기획 실장, 최두환 전 KT 종합기술원장 등이 유력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현직인 회사 내부 후보로는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 이동면 KT 미래플랫폼사업본부장(사장),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사장) 등으로 좁혀진 분위기다. 앞서 KT는 2년 이상 KT 그룹사에 재직한 부사장 이상의 차기 회장 내부 후보군 12명에 대한 교육과 면접심사 등을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막판까지 결과는 알 수 없는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석채 전 KT 회장과 현 황창규 회장도 하마평에 오르지 않다가 갑자기 유력 후보로 등장해 최종 후보로 올라섰다. KT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는 것보다 후보군이 더 넓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전 사례를 고려하면 마지막까지 예단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KT는 회장 후보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KT는 '낙하산 인사' 등 회장 선임과 관련한 여러 잡음에 시달려왔다. /더팩트 DB◆ 차기 회장 선임, 이번엔 잡음 없을까업계는 KT가 이번 회장 선출 과정을 통해 그동안 제기됐던 여러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KT는 다른 그룹사와 달리 오너가 지배하는 체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정치적 외풍에 휘둘리곤 했다. 쉽게 말해 명확한 주인이 없어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 자리를 둘러싼 외압으로 시끄러웠다. 외부 출신 회장들은 정권 교체기마다 각종 비리에 연루돼 불명예를 안은 채 자리를 떠났다. 사상 처음 연임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황창규 회장도 현재 정치자금 후원, 경영고문 부정 위촉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번 회장 선출 과정에서도 외부 인사가 최종 후보로 결정될 경우 '낙하산 인사' 잡음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물론 어떤 인물이 오르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전망이다. 그동안 경험을 고려했을 때 KT가 논란이 될 만한 외부 인사를 후보로 올리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외부 인사 중에서 KT 전직 임원이 '안정적'이란 해석이 나오는 것도 '전문성'과 관련한 논란을 줄일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부 인사 선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들 역시 '낙하산 인사' 논란을 KT가 지극히 의식할 것이란 판단이다. 실제로 황창규 회장은 '외풍 차단'을 언급하며 회사 내부 인물이 회장이 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지난해 회장 선출 절차를 보다 복잡하게 만든 것 또한 외부 인사 유입 문턱을 높여 '외풍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한 장치다.
하지만 회사 내부에서 회장 최종 후보가 나오더라도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이른바 '황창규 상왕' 우려가 제기된다. 기존 KT 핵심 임원이 그대로 경영을 이어받아 어떠한 변화도 없이 황창규 회장이 사실상 '상왕' 노릇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황창규 회장이 취임했을 당시부터 초기 비서실장을 맡아 최측근으로 통하는 구현모 사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데다 회장 선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지배구조위원회에 황창규 회장의 복심으로 꼽히는 김인회 사장이 유일하게 참여, 심사 과정에 관여할 수 있다는 점도 '상왕 우려'를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장 후보 자격 자체가 부사장급 이상이다. 황창규 회장에 반기를 들지 않고 잘 따르던 임원들이 중심"이라며 "이러한 임원들만 회장이 될 수 있으니 '상왕 우려'가 제기되는 건 당연하다. 내부에서 발탁된 후보들이 향후 개혁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어떠한 경우에도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일종의 딜레마다. 결국, 전문성·리더십·정치적 독립성·공정성 등과 관련한 내외부 종합적인 평가가 고려돼야 KT 회장 선임을 둘러싼 잡음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KT 전현직 임직원 100여 명으로 구성된 KT비즈니스포럼은 이사회를 향해 "차기 CEO 선임 프로세서가 독립적이고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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