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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서울시 홍익대 홍문관 앞에 모인 공인회계사 1차시험 수험생들. 석경민 기자 "마스크 착용해주세요. 체온 측정 있겠습니다."
23일 오전 8시 공인회계사(CPA) 1차 시험 장소 중 한 곳인 서울 마포구의 홍익대 정문 앞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수백명의 수험생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100m가 넘는 입장 줄이 정문 앞 상가를 반 바퀴 휘감기도 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일부 수험생도 시험장이 있는 건물에 들어가기 전 마스크를 꺼내 착용했다. 건물 입구에는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하여 응시자 외 학부모 등의 시험장 출입을 금지합니다"는 안내판이 곳곳에 서 있었다.
23일 오전 서울 홍익대 홍문관에서 공인회계사 시험 수험생들이 발열검사를 받고 있다. 석경민 기자 이날 공인회계사 1차 시험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예정대로 진행됐다. 시험이 치러지는 홍익대 홍문관과 인문사회관은 입구 한두 개를 제외하고 모든 문을 폐쇄했다.
입구에는 흰색 보호복을 입은 관계자가 체온측정기와 열 화상 감지기로 수험생의 체온을 일일이 측정했다. 체온에 이상이 없는 수험생은 시험 관계자가 뿌려주는 손소독제를 바르고 나서야 수험장으로 들어갔다.
1차 체온 측정에서 37.5도가 넘은 수험생은 별도의 공간에서 대기하다 5분 뒤 재측정을 받았다. 열이 있는 것으로 측정된 수험생은 별도로 두 번 이상 측정을 하고 모두 정상체온이 나와야만 비로소 입장이 가능했다. 회계사 시험 관계자는 "기준 체온보다 높게 나온 수험생들을 위한 임시시험장도 마련했다"며 "37.5도가 넘은 수험생은 서약서와 문진표를 작성하고 임시시험장에서 시험을 볼 예정이었지만, 다행히 이 건물에서는 대상자가 없었다"고 답했다.
23일 오후 농협은행 필기시험을 마친 응시생들. 시험장마다 손소독제가 놓였다. 이후연 기자 농협은행 필시기험도 이날 오전부터 진행됐다. 농협은행은 애초 9일에 필기시험이 예정돼 있었으나 코로나19 때문에 이날로 시험을 연기했다.
오히려 9일보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빠른 상황이지만 더 늦출 수는 없다는 판단에 시험이 진행됐다. 이날 서울권역 시험장인 광장동 광남고에는 비상시를 대비한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응시생들은 열화상카메라를 통과해야 입장할 수 있었고, 주 출입구는 물론 시험 교실마다 손 세정제가 비치돼 있었다. 응시생 책상도 한 사람씩 띄엄띄엄 떨어져 있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시험장 사전 방역 작업은 물론 사후에도 방역 작업을 모두 실시할 예정"이라며 "고사장마다 마스크도 비치했으며, 응시생들에게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라고 권고했다"고 말했다. 많은 응시생들은 시험이 끝난 뒤에도 마스크를 쓴 채 학교 밖으로 나오면서 손 세정제로 소독을 했다.
전날(22일)에는 법원 9급 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이 진행되기도 했다. CPA나 농협시험과 마찬가지로 수험생들은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을 측정한 후 손 세정제로 소독한 이후에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다.
'마스크를 쓰고 시험을 보니 조금 답답했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이날 만난 수험생들 대다수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예정된 시험 일정이 그대로 진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농협은행 시험을 본 박모(24)씨는 "필기시험이 미뤄진다고 하니까 깜깜한 기분이었다"며 "응시일정에 맞춰 시험을 준비한 만큼 얼른 끝나길 바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응시생도 "농협은행의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더 위험한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시험을 보게 된 것 아니냐"라며 "어찌됐든 더 지연되지 않고 철저한 방역 속에서 시험을 치르게 돼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CPA 시험을 본 김모(27)씨도 "열심히 한 사람들은 하루라도 빨리 시험을 끝내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험을 본 배모(30)씨도 "1차 시험이 미뤄지면 수험생들의 시험 이후 계획이 다 틀어지게 된다"며 "안 좋은 상황이지만 각자 개인 위생에 주의해서 시험을 보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석경민·이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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