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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중간값이 사상 처음으로 9억원을 돌파하며 고가주택 기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1216만원을 기록했다. 문재인정부 초기인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 중간값은 6억원을 약간 넘었는데 3년도 안 돼 3억원 이상 올랐다. 집값 안정을 위해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규제들을 쏟아냈음에도 서울 아파트값을 잡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
문제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고가주택 기준을 넘어서면서 부동산 규제가 현실과 괴리될 수 있다는 점이다. 중위가격은 주택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을 말한다. 아파트 평균값은 표본 수와 분포도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중위가격이 시세흐름을 파악하는 데 적합하다. 서울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고가주택으로 분류되면 실제 부동산 부자가 아닌데도 과도한 규제를 받을 우려가 있다. 양도소득세 등 세 부담이 늘어나고 과도한 대출 규제를 받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에도 고가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축소하고 보유 또는 매입자의 전세대출을 막는 대책을 내놓았다.
고가주택 기준은 1996년 '실거래가 6억원 초과'로 정해진 이후 10년 이상 지속되다가 이명박정부 시절인 2008년 '실거래가 9억원 초과'로 변경됐다. 그 이후 서울 집값은 큰 폭으로 올랐지만 기준은 바뀌지 않았다. 이를 근거로 한 부동산 규제가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많은 이유다. 물론 고가주택 기준을 높이는 게 간단한 일은 아니다. 기준을 바꾸면 양도세 등 조세체계도 변경해야 한다. 지방 아파트와 연립·단독주택 중위가격이 여전히 6억원 이하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집값 안정화에 역행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걸림돌이다. 하지만 전체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고가주택으로 규제를 받는 상황은 현실적이지 않다. 고가주택 취지에 맞게 기준을 높이거나 전체 주택의 일정 비율을 고가주택으로 분류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산 정책의 실효성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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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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