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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대신 연애만…웨딩마치 사라지자 아기 울음도 끊겼다

	번호: 103782	글쓴이: 누오소	조회:1	날짜:2020-02-27 03: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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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건수 8년 연속 감소 추세
'결혼 안 해도 된다' 비율 50% 넘어

이미지투데이 제공

[세종=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직장인 A(27)씨는 1년 넘게 만난 남자친구가 있지만 결혼할 생각은 없다. 금전적 부담처럼 걱정꺼리는 명확한데 결혼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끔 ‘결혼 안 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는 ‘꼭 해야 하는 이유가 뭐냐’고 반문한다. A씨는 “결혼을 반드시 해야겠다는 생각은 크게 들지 않는다”며 “만약 결혼을 하더라도 마찬가지 이유로 아이를 낳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살면서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이 0.92명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결혼 감소다. 결혼을 하지 않거나 늦게 하려는 젊은 층이 늘고 있는 데다 결혼을 하더라도 출산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경우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출산율 감소로 귀결되는 셈이다.

26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혼인건수는 23만9210건으로 전년보다 7.2%(1만8412건) 감소했다. 연간 혼인건수는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줄었다. 혼인 건수는 10년 전인 2009년에만 해도 31만건에 달했지만 10년 만에 7만건 넘게 급감했다.

이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결혼을 꼭 해야 한다는 인식이 약해지고 있는 탓이다. 통계청의 2018년 사회조사에선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48.1%를 기록하며 관련 조사가 시행된 후 처음으로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결혼이 필수가 아니라는 인식은 여성이 남성보다 높았다.

혼인 건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혼인 연령대는 오르면서 결혼을 하더라도 곧바로 출산으로 이어지지 않을 확률은 더 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지난 2009년 28.8세에서 지난해 30.4세로 높아졌고 남성 역시 같은 기간 31.6세에서 33.2세로 올랐다. 지난해 혼인율 감소 폭 역시 남성은 30대 초반, 여성은 20대 후반에서 가장 도드라졌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한국은 혼인 전제로 출산을 하기 때문에 혼인 감소가 출생아 감소에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며 “혼인연령과 함께 출산연령도 높아져 여성이 출산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고 이후의 출산으로 연결되는 물리적 시간이 감소한 탓에 출산율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정석적인 인생 경로를 밟는 대신 자발적으로 혼자 살기를 선택하는 젊은 층은 늘고 있다. 결혼을 하지 않기를 택한 ‘비혼(非婚)’은 20대와 30대 사이에서 더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비혼 인구와 관련한 정부의 공식 통계는 아직 없지만 여타 지표로 간접 확인된다.

대표적인 것이 1인가구 급증이다. 지난 2018년 기준 전국의 1인가구는 584만8600가구로 전체 가구의 29.3%를 차지했다. 1인가구가 늘어난 데는 고령화도 영향을 미쳤지만 결혼을 미루거나 하지 않기를 원하는 젊은 층의 인식 변화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인구 쇼크’를 해결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딜레마다. 결혼과 출산을 장려해 인구문제를 해결하면서도 비혼 추세를 반영한 정책 설계가 필요한 탓이다. 정부는 현재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와 1인가구 TF를 각각 꾸려 운영하고 있다. 인구정책TF에선 여성의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등 출산을 장려해 생산인구의 급감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반면 1인가구TF는 1인가구에 불리한 정책이나 제도를 다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4인가족에 맞춰서 설계된 정책이 많은 만큼 1인가구에 불리한 부분은 다듬되 정부가 비혼을 장려할 수는 없는 만큼 정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1인가구 대책과 인구정책은 각각 오는 5월, 6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의 혼인건수 추이. 혼인건수는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감소했다. 단위=만건. 자료=통계청

조해영 (hych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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