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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문제만 풀면 수학 흥미 떨어져… 개념부터 익혀야 합니다"

	번호: 45529	글쓴이: 예경승	조회:11	날짜:2019-09-09 05: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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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상 포갬교육 대표이사 인터뷰
다보스포럼 미래고용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까지 새로 생기는 미래 직업 200만개 가운데 수학과 관련된 직업은 41만개다. 직접적으로 수학과 관련 있는 일이 아니더라도, 수학을 활용해야 하는 직업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수학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오히려 '수포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가 지난 3월 발표한 '2018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중·고등학생 10명 중 1명은 수학 기초학력 미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에 비해 두 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십여 년간 유명 강사로 이름을 떨치다 수학 전문 교육기업을 세운 유익상(38) 포갬교육 대표이사는 "많은 학생이 수학을 포기하는 건 잘못된 수학 학습법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유익상 포갬교육 대표이사는 “많은 학생이 수학을 포기하는 건 문제풀이식 학습법 때문”이라며 “개념을 이해하고 적용하며 학습 흥미를 높여보라”고 조언했다. /김종연 기자
◇개념 이해해야 창의적 문제해결력 기를 수 있어

수학 학습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건 단연 문제풀이. 많은 학생이 문제를 반복해 풀며 유형과 풀이법을 익히는 식으로 수학을 공부한다. 하지만 유 대표이사는 이러한 공부 방식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학생과 학부모가 문제를 푸는 게 수학을 공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공부하면 오히려 수학을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단순히 문제만 풀어서는 수학에 흥미가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그는 "수학 문제를 반복해서 풀기만 하다 보면 문제풀이 방법을 외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왜 수학을 공부해야하는지' 의문이 들 수 있는 수동적인 공부 방법"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수학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유 대표이사는 '개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선 공식을 단순히 외우는 게 아니라 공식이 의미하는 것부터 파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공식이 탄생한 이유를 깨닫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문제풀이는 앞서 익힌 개념을 적용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마주하더라도 풀이법을 고민하며 흥미를 느낄 수 있다.

"개념을 활용해 문제를 풀려면 여러 가지로 해결 방법을 찾아보게 됩니다. 한 방법을 떠올렸다가 적합하지 않다고 여기면 다른 시도를 하며 고정적인 답안에서 벗어나 창의적으로 시도하게 되죠. 개념이라는 기초를 닦아 적용한다면 창의적인 문제해결력도 길러질 겁니다."

◇학습 취약점 찾아내는 일, 기술이 대신해선 안 돼

하지만 학생이 개념을 중심으로 공부하려 해도, 적합한 학습 자료를 찾기는 쉽지 않다. 유 대표이사는 "시중의 수많은 학습서는 개념을 익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실제로 들여다보면 개념보다는 문제풀이에 집중하고 있다"며 "개념 설명이 문제집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념은 앞부분에서 간단히 요약해 놓고, 수많은 문제로 학습 자료를 구성하고 있어요. 이러한 구성으로는 문제풀이만 반복하는 잘못된 학습 습관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한계를 느낀 유 대표이사는 직접 학습 자료를 만들었다. 과외를 할 당시, 그가 만든 개념 설명 노트를 읽은 아이들이 수학 기초가 탄탄해져 성적이 오른 경험을 떠올렸다. 최근 그는 개념 노트를 '수학을 읽는다'라는 책으로 발전시켰다.

"읽는 것만으로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일대일 과외선생님이 옆에서 자신을 위해 개념을 설명해주는 듯한 효과를 얻을 수 있어요."

교재 구성은 다소 독특하다. 여러 단원을 하나의 책으로 엮은 게 아니라, 한 단원을 한 권으로 구성했다. 한 권을 읽으면 한 단원의 개념이 머리에 들어오는 식이다. 한 권을 완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두 시간 안팎으로 학습의 효율성을 높였다. '수학을 읽는다'는 현재 고등학교 1학년 과정 22권으로 구성돼 있다. 오는 11월에는 인문과 자연계열로 나뉜 고등학교 2학년 자료를 공개한다. 개발하는 데 3년 이상 걸렸고, 연구개발비로는 13억원을 들였다.

이렇게 구축한 콘텐츠는 에듀테크를 활용해 공급할 계획이다. 책뿐만 아니라 디지털 장치로도 접하는 방안이다. 유 대표이사는 이렇게 만든 교육 콘텐츠 플랫폼이 수학교육계의 '넷플릭스'로 자리 잡길 바란다.

"원하는 영화를 선택해 볼 수 있듯, 공부하고 싶은 단원의 콘텐츠만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자신이 부족한 부분만 골라 볼 수 있는 거죠.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과 더불어 수학을 활용하는 직업인에게도 도움이 됐으면 해요."

'맞춤형 교육' 기능은 제공하지 않을 계획이다. 다른 에듀테크 교육 콘텐츠와 차이다. 맞춤형 교육은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가 학습자의 취약한 부분을 찾아내, 이를 보완하는 콘텐츠를 자동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유 대표이사는 "공부할 때 중요한 태도 중 하나는 스스로 자신의 부족한 점을 찾아내는 것"이라며 "이를 기술이 대신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이사는 '수학을 읽는다'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누구나 개념을 차근히 익히는 학습법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학습법을 배울 기회는 흔치 않았습니다. 고액 과외나 강의를 통해서만 터득할 수 있는 학습법이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수학을 읽는다'로 이러한 개념 학습법을 모두가 접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오는 11월부터 '수학을 읽는다'로 공부하는 학생들을 관리할 포갬 플립러닝센터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최예지 조선에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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