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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검찰의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직접수사'를 계기로 촉발된 검경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이번에는 이춘재 8차 살인사건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결과를 두고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며 '주장-반박-재반박'이 오갔다.
수사본부인 경기남부경찰청은 "경찰의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수사사항에 대한 검찰이 반박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당시 스탠다드(Standard·분석기기의 정확성을 측정하기 위한 표준시료)로 명시된 시료는 원자력연구원에서 시료분석을 담당하고 현재도 근무 중인 A박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분석의뢰한 체모는 '현장음모'가 맞다"고 반박했다.
이어 "수회 걸쳐 A박사와 대면해 질의응답을 실시했는데 용의자들의 시료는 샘플로 명시해 분석의뢰 한 것이다"며 "엉뚱한 제3의 인물의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전날 경기남부청은 이춘재 8차 사건 브리핑에서 "국과수가 당시 원자력연구원의 결과값을 임의로 조합·첨삭·가공·배제해 감정상 중요한 오류를 범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이 의심하고 있는 것처럼 당시 경찰의 수사보고서가 조작된 것이 아니라 국과수 감정결과 자체가 오류였다는 취지다. 검찰이 8차 사건 당시 국과수 감정결과를 경찰이 수사보고서 작성과정에서 조작했다고 보고 있는데한 데 대한 정면 도전이었다.
경기남부청의 이같은 발표가 있은 지 8시간이 지나 검찰이 반박 입장을 냈다.
검찰은 "당시 감정에 사용된 체모가 바꿔치기 됐거나 한 것은 아니라는 경찰의 발표내용은 검찰이 입수한 원자력연구원의 감정자료, 국과수의 감정서 등 제반자료, 관련자들 및 전문가들에 대한 조사결과에 비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8차 사건 범인의 검거돼 20년 옥살이를 한 윤모씨의 증거로 사용된 감정서는 범죄현장에서 수거하지 않은 전혀 다른 제3자의 체모를 채취, 마치 범죄현장에서 수거한 음모로 꾸몄고 이로 인해 감정결과가 허위로 작성됐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전날 경기남부청 반기수 수사본부장은 브리핑에서 "경찰은 이춘재 연쇄살인사건과 초등생 김양 실종사건 희생자들의 아픔을 달래고, 30여 년 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만 보며 달려왔다"며 "그러나 최근 이런 경찰 노력이 수사권 조정에 있어 기관 간 다툼으로 비쳐 국민께 송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연히 수사가 다 마무리되지 않았는데 수사자료를 제출하라고 하면 어떻게 줄 수 있겠느냐"고 검찰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미 지난 11일 검찰이 전담조사팀까지 꾸려 이춘재 8차 사건을 '직접수사'하겠다고 나선 직후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의 갈등이 더욱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양측 수사기관 모두 '검·경 수사권 조정의 문제로 이러한 의도는 아니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이춘재 8차 사건을 둘러싸고 양측이 벌이는 일련의 신경전은 우려를 넘어 심증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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